1925년 1월 『개벽』에 발표된 단편소설로, 작가가 이전에 다루어 온 자전적 소재를 청산하고 하층민의 삶에 눈을 돌인 작품 가운데 하나로. 작가의 소설 중에 드물게 농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가난한 집에 민 며느리로 시집온 지 한 달 남짓한 열다섯의 어린 새색시 순이는 힘에 겨운 농사일과 남편의 과도한 성욕, 시어머니의 학대에 견디다 못해 집에 불을 지른다.
일제 강점기 소설가 겸 언론인 호는 빙허(憑虛)이다. 독립운동가인 그는 대구에서 백기만(白基萬)·이상화(李相和) 등과 습작 동인지 『거화(炬火)』를 발간, 문예지 『개벽(開闢)』에 「희생화(犧牲花)」를 개재하면서 처음으로 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대표작으로는 『할머니의 죽음』, 『운수 좋은 날』, 『술 권하는 사회』, 『빈처』등 20편의 단편소설과 7편의 중 · 장편소설을 남겼고, 일제 지배하의 민족의 수난적 운명에 대한 객관적인 현실 묘사를 지향한 리얼리즘의 선구자로 꼽힌다.